류<데이비드 류 전 LA시의원>, 출마때는 "한인 뽑자"…낙선 뒤 한인 라이벌 지지
선거를 10일 남짓 앞두고 데이비드 류 전 LA 시의원이 연방하원 34지구 선거에서 현역인 지미 고메즈 후보 공식 지지를 밝혀 논란이다. 정치인이 다른 정치인을 지지하고 이를 발표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고메즈의 상대 후보가 벌써 세 번째 도전에 나선 한인 데이비드 김 후보이기 때문에 그 파장이 주목된다. LA카운티 수퍼바이저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류 전 의원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LA시 4지구에서 시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20년 선거에서 니디야 라만과의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그는 한 병원 재단에서 일해왔으며 최근에 결성된 아태계 정치인들을 조직화한 ‘아태계 리더십 재단(Asian Pacific American Leadership Foundation)’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34지구 내 유권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류 전 의원은 지난주 지역구 내 한인 수천 명에게 보낸 한글 편지를 통해 고메즈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편지에서 “고메즈 의원은 한미박물관 건립에 700만 달러 기금 마련과 한국 퇴역 군인 혜택 보장법 입법으로 한인사회에 기여했다”며 “이민자의 아들로 어려운 청년기를 보낸 그가 우리를 대변해 의정활동을 해나갈 수 있게 하자”고 강조했다. 류 전 의원은 단순히 지지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 유권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캠페인 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류 전 의원이 한인의 경쟁자를 깜짝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9년 LA 시의회 보궐선거에서 당시 출마한 존 이(현 12지구 시의원) 후보 대신 경쟁자인 로레인 런퀴스트를 지지해 한인사회 안팎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당시 최초의 현역 한인 시의원의 갑작스러운 행보로 이 후보 캠프는 혼선을 겪었으나 51.5%를 얻어 신승했다. 민주당 또는 공화당 자당 후보를 위해 타 지역구 후보들을 지원하는 당차원의 협력은 있었지만 같은 민주당 내에서 한인 후보의 경쟁자를 선거 막판에 공개지지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당연히 한인 유권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4지구 유권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메리 김(55·LA한인타운)씨는 “고메즈를 지지할 때는 뭔가 자신만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한인사회의 도움을 발판 삼아 시의원을 지낸 인물이 4년 만에 나타나 결정적인 시기에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편해 보인다”며 “혹시 고메즈 측에서 요청이 왔더라도 조금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쉬움을 내보였다. 한편 류 전 시의원의 편지 홍보물로 많은 한인 유권자들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비드 김 후보는 28일(월) 오후 한인타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내용에 대해 입장을 내놓는다. 김 후보는 “한인사회 노른자위만 취하고 사라졌다가 선거 때만 되면 갑자기 자신의 이익에 따라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정치인들이 더는 나와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한인 데이비드 한인사회 안팎 나선 한인 고메즈 지지